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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문법 01 - 허자(虛字)의 용법 ① 지(之)

by 고전매니아 2023. 4. 28.

1. 하나는 지시대명사(指示代名詞)로 쓰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연접관계사(連接關係詞)로 쓰이는 것이다.

지시대명사(指示代名詞)로 쓰이는 경우에는 사람이나 물건(物件)이나 관계(關係)없이 쓰인다.

예1)牛而過堂下者, 王見…曰 : 「舍以 …羊易。」

소를 끌고 당하(堂下)로 지나가는 사람이 있자, 왕(王)이 이를 보시고…말씀하시기를 : 「이 (소)를 내버려 두어라, … 양(羊)으로 이것을 바꾸어라.」 하였다.

예2) 吾愛, 願汝

내가 그를 사랑하고 그를 존중하니, 너희들도 그를 본받도록 바란다.

예3)言, 操楚音。

그와 더불어 말을 해보니, 조조(曹操)는 초(楚)나라 목소리 였다.

위에서 지(之)자는영어의 'this' 나 'him'과 같이 쓰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결코 주어(主語) 'this' 나 'he'와 같이 쓰이지는 아니한다.

다시 말하면 보어(賓語)인 경우에 지(之)자를 쓰지,주어(主語)인 경우에 지(之)자는 쓰지 못한다.

예로,「내가 그를 방문하러 했는데, 그가 왔다」라는 말을 漢文으로 쓸 때, 처음 '그를'이란 말은 ​지(之)자로 쓸 수 있으나, 다음 '그가'란 말은 지(之)자를 써서는 안된다.

예4) 將往訪, 而巳來

내가 가서 그를 방문하려는데, 이미 (그가) 와서 만났다.

예5) 舫友, 而友巳來。

내가 친구를 방문하려는데, 친구가 벌써 왔다.

예6) 余將往舫, 而彼已來。

내가 가서 방문하려는데. 그가 벌써 왔다.

위에서 예4 구문(句文)은 주어(主語) '그가'라는 말을 생략(省略)해 버린 예(例)이고. 예5 구문(句文)은 보어(賓語)와 주어(主語)에 다 같이 실사(實辭) 사용한 예이며例이며, 예6 구문(句文)은 피(彼)자로 쓴 경우이다.

2. 지(之)자가 'it' 이나 'them'과 같이 사물(事物)을 가리킬 경우에 대하여 살펴보면

예7) 學而時習

배우고 때로 그것을 익힌다.

예8) 生而者, 不識日, 問有目者。

나면서 눈이 먼 사람은 해를 알지 못 한다. 그것을 눈을 가진 사람에게 묻는다.

예9) 以其言試河。

그의 말로써 그것을 하(河)에게 시험하였다.

예10) 我聞於吾友, 吾友業是, 知

나는 그것을 내 친구에게서 들었다. 내 친구는 일찌기 이에 종사하였으므로, 그것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3. 지(之)자가 두개의 동사(動詞) 사이에 위치(位置)하고 있을 때, 앞의 동사(動詞)에 대하여는 보어(賓語)이고, 뒤의 동사(動詞)에 대하여는 마치 주어(主語)와 같이 보이는 경우

예11)起。

그를 일어나게 불렀다. (그를 불러 그가 일어났다.)

예12)就學。

그가 학교에 가기를 도왔다. (그를 도와 그가 학교에 갔다.)

예13)返里。

그를 짝하여 마을로 돌아왔다. (그를 짝하여 그가 마을로 돌아왔다.)

예14) 散六國從, 使西面事秦。

드디어 육국(六國)이 종적(從的)으로 연합(連合)한 것을 흩어놓고, 그들로 하여금 서쪽 진(秦)나라를 섬기도록 하였다.

4. 지(之)자가 연접(連接)의 관계사(關係詞)로 쓰일 때의 용법(用法)

예15) ① 鄰人子 ② 父毋命 ③ 媒的言 ④ 南 ⑤ 江北 ⑥ 是余罪也。

① 이웃 사람의 아들 ② 부모(父母)의 명령 ③ 중매하는 사람의 말 ④ 회수(淮水)의 남쪽 ⑤ 장강(長江)의 북(北)쪽 ⑥ 이것이 나의 죄(罪)이다.

예15는 구문(句文)이라고 할 수는 없다. 조합식 품사결합(組合式 品詞結合)으로 사조(詞組)라고 한다. 이때에 지(之)자가 상면(上面)의 품사부가어(品詞附加語)라고 하고 그 밑에 있는 말을 '밑말[端詞]'라고 한다.지(之)자는 이같이 부가어(附加語)와 밑말을 연접(連接)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때의 지(之)자는 생략(省略)할 수 있다. 그러나 한문(漢文)을 쓰는 사람들 구문(句文)에 지(之)자를 써 넣음으로써 조화(調和)를 이루게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기수(數)로 된 말은 지(之)자를 써서 우수(數)로 만든다. 예로,'鄰人子' ,'父母命', '淮南江北'이라고 하거나, '余罪'라고 하여 뜻이 달라지지는 아니 하지만, 세 글자로 된 말을 네 글자로 만들어 표현(表現)하는 것이 부드럽 게 느껴진다.

5. '4項의 예15의 예문(例文)'에서 지(之)자는 부가어(附加語)에영속성(領屬性)을 띠게 한 경우이다. 그러나, 이와는 약간 성격(性格)이 다른 용법(用法)도 있다. 즉 이는 부가어(附加語)에 형용성(形容性)을 띠게 하는 경우이다.

예16) ① 百萬師 ② 祿 ③ 荒唐言 ④ 言乍僞徒 ⑤ 垂天雲⑥

① 백만이나 되는 군사 ② 되와 말로 헤아릴 수 있는 봉록 ③ 허무맹랑한 말 ④ 거짓말하는 무리 ⑤

하늘을 가리운 구름 ⑥ 배를 삼키는 고기

①과 ②의 사조(詞組)는 부가어(附加語)가 명사(名詞)이고, ③과 ④의 사조(詞組)는 형용사(形容詞), ⑤와 ⑥의 사조(詞組)는 동사(動詞)와 보어(賓語)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것 역시 반드시 지(之)자를 쓰지 않으면 안된다는 법은 없다. 그러나 지(之)자를 씀으로써 사자성어(四字成語)가 되어 조화(調和)를 이루는 것이라 하겠다•

6. 끝으로 지(之)자가 주어(主語)와 설명어(說明語)사이에서 쓰이는 용례(用例)

예17)有孔明, 有水也。

내가 공명(孔明)을 가진 것은, 마치 물고기가 물을 가진 것과 같다.

예18)識君, 且二十年。

내가 그대를 안 것이, 바야흐로 이십년(二十年)이로다.

예19) 君子愛人, 以德。

군자(君子)가 사람을 사랑함에는 덕(德)으로써 한다.

예 20) 異哉! 此人敎子也。

이상하다! 이 사람이 아들을 가르침이여 !

위에서 지(之)자는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가령 '孤有孔明, 猶魚有水', '余識君, 且二十年', '君子愛人以德', '異哉, 此人敎子也'라고 하여도 전연 의미상(意味上)의 변화(變化)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 어째서 지(之)자를 쓴 것일가? 여기서 지(之)자의 용법(用法)은 무엇 이란 말인가 ? 지(之)자는 사결(詞結)을 조사(詞組)로 바꾸는 작용(作用)을 한다. 사결(詞結)은 그대로 독립(獨立)하여 구문(句文)을 이를 수 있는 것이지만, 사조(詞組)는 그렇지 못하다. 따라서 서결(詞結)로 된 문구(句文)을 읽을 때와 그것이사조(詞組)로 바뀌었을 때 독자(讀者)는 보다 빨리 그 말이 뒤에 다른 말과 연속(連續)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또한, '二十年', '德', '異' 등은 사실은 동사(動詞)에 관계(關係)되는 보충어(補充語)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이 그대로 보충어(補充語)로 쓰이면, 이는 강조(强調)된 표현(表現)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지(之)자를 사용하여 앞 붑분(部分)을 사조(詞組)로 바꾼 다음, 그것을 설명어(說明語)로 만듦으로써 보다 강조(强調)된 표현(表現)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출처 : 신아사출판 홍인표저 한문문법(19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