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한문문법03 - 허자(虛字)의 용법 ③ 자(者)

by 고전매니아 2023. 4. 29.

1. 자(者)자는 크게 두 가지 用法이 있다. 하나는 대칭(代稱)하는 것이고, 하나는 일단 멈추는 역할을 한다. 대칭(代稱)하는 용법(用法)의 자(者)자는 '…하는 것'과 같은 뜻으로 쓰이며, 또 한편으로는 연접(連接)의 역할을 하는 지(之)자와 같이 생각할 수도 있다. 밑말이 있을 경우에는 지(之)자를 쓰고. 밑말이 없을 경우는 자(者)자를 쓴다. 따라서 자(者)자'지(之)+밑말'과 같다고 하겠다. 예로, '길을 가는 사람'이란 말을 한문(漢文)으로 쓸 때 '행로지인(行駱之人)'이라고 쓰면 전자(前者)의 경우이고, 그대로 '행자(行者)' 라고 쓰면 후자(後者)의 예(例)이다. 그러나 이것은 실제로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자(者)자가 대칭(代稱)하는내용(內容 :사람이나 물건)은 상문(上文)에 나타난 경우도 있고, 나타나지 않은 경우도 있다. 대칭(代稱)하는 내용(內容)이 상문(上文)에 나타난 경우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예1) 黃岡之地多竹, 大如椽。

황망지방(黃岡地方)에는 대나무가 많은데, 큰 것은 연목과 같다.

예2) 孔融四歲, 與兄食梨, 引小

공융(孔融)이 네 살 때, 형과 같이 배를 먹는데, 문득 작은 것을 가졌다.

예3) , 易生之木, 又易高大, 輪囷蔭, 多。

용나무는 쉽게 사는 나무이며, 또 쉽게 자라, 이리저리 서리고 짙게 그림자를 드리워 몇 이랑을 덮을 만한 것도 대단히 많다.

 

예4) 李龍眠畵羅漢, …凡未渡五人…方渡九人。

이용민(李龍眠)이 나한(羅漢)을 그렸는데, …무릇 강을 건너지 못한 자가 오인(五人)이고, …방금 건넌 자가 구인(九人)이었다.

2. 자(者)자가 만약 앞에 그것을 대칭(代稱)하는 내용(內容)이 없올을 경우는 대체로 인(人)자와 같다. 예로, '애인자(愛人者)'는 '애인지인(愛人之人)'과 같고. '경인자(敬人者)'는 '경인지인(敬人之入)'과 같다.

예5) 樂山,智樂水。

어진 사람은 산(山)을 좋아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한다.

예6) , 竊國侯。

바늘을 도둑질한 사람은 처벌되고, 나라를 도적질한 사람은 제후가 된다.

예7) 無罪, 聞戒。

말한 사람은 죄가 없고, 들은 사람이 경계를 해야 한다.

예8) 愛人人恒愛之, 敬人人恒敬之。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은 사람이 항상 그를 사랑하고, 사람을 공경하는 사람은 사람들이 항상 그를 공경한다.

이체 '사람'을 가리키지 않고, '사물(事物)'을 가리키는 경우에 대하여 살펴 보자.

예9) 君子務知大遠者, 小人務知小

군자(君子)는 큰 것, 먼 것을 알려 힘쓰고, 소인(小人)은 적은 일, 코 앞의 일을 알려고 힘쓴다.

예10) 抑之, 下擧之, 有餘損之, 不足補之。

높은 것은 이것을 억제하고, 낮은 것은 이것을 끌어올리고, 남는 것은 이것을 덜어내고, 부족한 것은 이것을 보충한다.

3. 자(者)자를 꾸미는 부가어(附加語)가 너무 길다거나, 혹은 이미 다른 부가어(附加語)가 있거나, 또는 두개의 부가어(附加語)가 하나의 밑말을 가지고 있을 경우에는 밑말을 앞으로 내세우고, 그 자리에 자(者)자를 쓴다. 또 밑말 아래에 자(者)자를 불이기도 한다. 이때 자(者)자는 1항(項)의 경우와 같다, 예로,'日行千里之駿馬((하루에 千里를 가는駿馬)'를 '駿馬日行千里者(駿馬가 하루에 千里를 가는 놈)'이라고 고쳐 쓰면 그 뜻은 아무한 변함이 없으나 내용(內容)은 상당히 강조(强調)된 표현(表現)이 되는 것이다.

예11) 得駿馬日行千里二。

하루에 천리(千里)를 가는 준마(駿馬)를 얻은 것이 둘이다.

예12) 使吏召諸民當償, 悉來合券。

관리로 하여금 상환(償還)해야 할 모든 백성을 불러드려 다들 와서 문서를 맞추어 보도록 하겠다.

예13) 馬之千里, 一食或盡一石。

말이 천리(千里)를 달리는 놈은 한번 먹이 혹 조 한섬을 다 먹어버린다.

예14) 況其他學術之較爲乎?

하물며 기타학술(其也學術)의 비교적(比較的) 복잡한 것임이랴?

4. 자(者)자의 용법(用法)이 이상(以上)에서 설명(說明)한 경우와 비슷하지만, 약간 그 성격(性格)이 다른 경우가 있다.

예15) 魚與熊掌, 二不可得而兼。

물고기와 웅장(熊掌), 두가지는 같이 얻을 수 없다.

예16) 必不得已而去, 於何先?

반드시 어쩔 수 없이 버린다면, 이 세 가지 것에서 어느 것을 먼저 하겠느나?

예17) 此數, 用兵之患也。

이 몇 가지는 용법(用兵)의 근심거리이다.

예18) 瓜豆果之屬, 何宜高田, 何宜澤池, 何早熟, 何晩成, 非老於園圃不知也。

오이·팥·채소·과일 등속은, 어느 것이 높은 밭에 적당하며, 어느 것이 연못에 적당하며, 어느 것이 일찍 성숙하고, 어느 것이 늦게 되는지, 농사에 노력한 사람이 아니면 알지 못한다.

위에서 예15) 二者, 예16) 三者, 예17) 此數者, 예18) 何者등의 자(者)자는 앞에서설명(說明)한 자(者)자와는 성격(姓格)이 다르다. 이들은 자(者)자앞에 수량대명사(數量代名詞)나 의문대명사(疑問代名詞)가 쓰여서 바로 그 앞에 열거(列擧)된 내용(內容) 에 제한(制限)을 가(加)하고 있다. 예문(例文)의 예15)구문(句文)에서 '二者'는'魚'와 '熊掌'올 같이 가리키는 것이지 '魚'와 '熊掌'의 어느 하나를 가리키지 아니한다. 따라서 여기서 자(者)자는 기술(旣述)한형용사(形容詞)나 부가어(附加語)가 앞에 오는 경우와는 다르다. 다시 말하면 앞에서 언급(言及)한 내용(內容)에서 어느 특정(特定)한 내용(內容) 대칭(代稱)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이(相異)한 내용(內容)을 통합(統合)하여 지칭(指稱)하는 데 쓰인 것이다.

5. 다음 수(誰)자를 쓰는 의문구문(疑問句文)의 말미(末尾)에는 자(者)자습관적(習慣的)으로 쓴다. 그러므로 어느 사람은 이 자(者)자를 하나의 의문어기사(疑問語氣詞)로 보는 사람도 있으나, 실은 대칭(代稱)의 역할을 할 뿐이다. 예로, '誰可代君者?(그대를 대신할 자는 누구이냐?'는 '何代君者誰?'라는 말인데, 의문구문(疑問句文)이기 때문에 수(誰)자가 문두(文頭)에 나온 것에 不過하다. 물론(勿論) '誰可代君?(누가 그대를 대신하는가?)'이라고 써도 되지만, 관습작(習慣的)으로 자(者)자를 불인 것인데, 여기서 자(者)자는 주어(主語) 수(誰)자를 설명어(說明語)로 변화(變化)시키는 작용(作用)을 한다.

예19) 君即百歲後, 可代君?

그대가 백세(百歲)가 된 후에, 그대를 대신 할 사람은 누구냐 ?

예20) 君言太謙, 君而不可, 尙誰可?

그대의 말은 너무 겸손하다. 그대가 불가(不可)하다던, 그래도 가(可)한 사람은 누구냐 ?

예21) 誰習計會, 能爲文收債於乎。

누가 계책을 익혀, 능히 맹상군(孟嘗君(名文)) 을 위하여 설(薛)에게서 부채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냐?

예22) 已矣, 汝復輕身而味大義, 天下事誰可支柱?

늙은이는 이미 끝났다. 데가 다시 몸 을 가며히 하여大義에 어두우단,天下의 일을 의지할 사람은 누구일가?

위에서 자(者)자 밑에 의문부호(疑問符號)를 불인 것은 수(誰)자 때문이지 자(者)자가 의문어기사(疑問語氣詞)이기 때문은 아니다.

6. 자(者)자는 본래(本來) 대칭(代稱)을 나타내지만, 연(然)자(~같이 그러한, ~것(사람) 같다)와 같이 쓰이기도 한다. 그러므로 그런語勢를 나타내는 어기사(語氣詞)에 가깝게 쓰인다.

예23) 子之哭也, 似重有憂

그대의 울음은 마치 근심이 겹쳐 있는 것 같다.

예24) 叩之不應, 若未聞

두드려도 응답하지 않아, 마치 듣지 못한 것 같다.

예25) 吾視郭解, 狀貌不及中人, 言語不足

내가 곽해(郭解)를 살펴보니. 모습은 중인(中人)을 미치지 못하고. 언어(言語)도 채택(採擇)할 만하지 못한 것 같았다.

예26) 私室, 旦日招市朝, 若不知人間有

저녁과 방에는 남의 사실(私室)을 넘보고, 아침과 대낮에는 시장을 기웃거려, 마치 인간(人間)에 수치(羞耻)라는 일이 있음을 모르는 사람 같다•.

위에서 예25) 약(若)자이나, 사(似)자가 없다. 그런데도 '…것 같다'는 이 자(者)자에 나타난다. 여기서 약(若)자, 사(似)자등은 그저 '마치'라는 뜻인 것이다. 즉 '若(似)…者'는 '마치…것 같다'의 어기(語氣)를 나타낸다.

7. 자(者)자 일단 멈추는 역할을 할 경우는 마치 ','와 같다. 굳이 우리말로 변역할 때는 '…라는 것(사람)'이라는 뜻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또 시간부사(時間副詞) 밑에서는 그저 그 말을 강조하는 뜻 밖에 없다. 이것은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가 있는데, 하나는 품사(品詞) 밑에서 자(者)자가 쓰이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한 소문구(小句文)의 후면(後面)에 자(者)자가 쓰이는 경우이다. 먼저 한 품사(品詞)밑에 쓰이는 경우부터 보자. 이 경우에는 해석적(解釋的)인 내용(內容)이 많다.

예27) , 趙之良將也。

염파(廉頗)란 사람은 조(趙)나라의 양장(良將)이다.

예28) , 人也 ; 義, 宜也。

인(仁)이란 것은인(人)이고, 의(義)란 것은 의(宜)이다.

예29) , 以聲律取士, 今, 以經術取士。

옛날에는성률(聲律)로써 선비를 취했지만, 지금은 경술(經術)로써 선비를 취한다.

예30) ,入生八歲始入小學。

옛날에는 사람이 나서 팔세(八歲)가 되면 비로소 소학(小學)에 들어 갔다.

8. 다음 소문구(小句文)의 후면(後面)에 쓰인 경우의 예(例)를 보자. 이때는 가정구문(假定句文)일 경우가 많다.

예31) 客如夜來見, 吾必唾其面。

손님이 다시 찾아오는 자가 있을 것 같으면, 나는 반드시 그 얼굴에 침을 뱉으리라.

예32) 速去! 不, 且見辱。

빨리 가라! 그렇지 않을 것 같으면, 또 욕을 당하리라.

그러나, 가정구문(假定句文)이 아닌 구문(句文) 밑에 자(者)자가 쓰인 경우도 있다.

예33) , 懷宗憂愈深, 宮入問承恩愈數。

도적들이 잔인하면 할수록, 회종(懷宗)의 근심은 더욱 깊고, 궁인(宮人)들이 승은(承恩)에게 질문하는 것도 더욱 찾았다.

예34) 烏呼先生! 於世六十年, 而走革命四十!

아아! 先生이여 ! 세상에 나서 육십 년(六十年), 혁명(革命)에 뛰어다니기 사십 년(四十年)이로다.

출처 : 신아사출판 홍인표저 한문문법(1976)